[2012런던][이모저모][종합]1만5000 '붉은악마'의 함성…외국인도 '대한민국!'
서울광장은 1만5000명의 인파가 몰려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대학생 등 젊은 층이 열정적인 응원을 주도했고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과 외국인들도 응원전에 가세했다.
한국 대표팀이 2-0으로 일본에 승리를 거두자 시민들은 열광했다. 시민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서로 얼싸안고 노래를 부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젊음의 열기로 가득 찬 서울광장
이날 서울광장에 모인 인파 중에는 젊은 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대는 물론 중고생들도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벌이며 자유를 만끽했다.
서울광장을 찾은 젊은이들은 "함께 응원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거리응원에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추호민(18·신림고)군은 "친구들과 다 같이 응원하기 위해 부모님 허락을 받고 나왔다"며 "한일전인 만큼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10여명의 젊은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광장을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수십명의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꼬리잡기' 퍼포먼스가 연출되기도 했다.
○…외국인들도 '대한민국!'
한국 특유의 거리 응원을 체험하기 위해 찾아온 외국인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미국인 닉 멀로니(29)씨는 "한국의 축구 응원이 환상적이라는 말을 듣고 친구들과 함께 오게됐다"며 "한국에서 경험한 최고의 밤이었다"고 극찬했다.
한국인 남자친구와 함께 서울광장을 찾은 일본인 노부코 유미(26)씨는 "일본보다 한국의 응원이 더 열정적인 것 같다"며 "일본을 응원하지만 한국이 이겨도 속상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너도나도 '인증샷'
현장의 분위기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인증샷'을 찍는 시민들도 상당수였다.
일부 시민들은 수시로 인증샷을 찍어 응원전의 열기를 실시간으로 트위터 등을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많은 시민들이 너나할 것 없이 축제 분위기의 서울광장의 모습을 촬영하며 추억을 만들었다.
○…상인들도 한일전 특수
1만5000여명의 인파가 서울광장에 몰려들면서 상인들도 한일전 특수를 맞았다.
경기 시작 5시간 전부터 막대풍선, 부부젤라, 붉은악마 머리띠 등 응원도구를 판매하는 노점상 10여 곳이 광장 곳곳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특히 빨간 뿔 모양의 붉은악마 머리띠가 젊은이에게 인기를 끌었다.
친구, 가족, 연인들과 함께 나온 시민들을 위한 돗자리도 불티나게 팔렸다. 새벽 시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한 야식으로는 치킨과 맥주가 단연 인기였다.
인근 상점들도 밤샘 영업을 하며 쏠쏠한 매상을 올렸다. 서울광장 주변의 편의점,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에는 밤새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정치인은 없어요'
정치인·연예인 등이 무대 위에 올라 관람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이날 행사에서 볼 수 없었다.
붉은악마는 "이번 거리응원은 순수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행사이므로 다른 목적을 가진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방문 역시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또 "반짝 마케팅 효과를 노리는 기업의 접근은 배제했다"며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뤄지는 응원전인 만큼 공연 및 이벤트 등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무리는 깔끔하게
행사를 주최한 붉은악마는 전반전이 끝난 뒤 시민들에게 쓰레기봉투를 나눠주며 깔끔한 뒤처리를 당부했다.
경기가 끝난뒤에는 바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까지 봉투에 담는 시민들도 있었다.
1만5000여명이 인파로 북적였던 서울광장은 시민들의 협조와 주변 정리를 위해 마지막까지 남은 붉은악마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금새 이전 모습을 되찾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