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피플]30대 자원봉사자 '엑스포둥이' 출산
2012-08-10 나기자
주인공은 여수박람회 국제관에서 제2기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이은진(32)씨.
이씨는 폐막을 10여 일 앞둔 지난달 30일 늦은 밤 둘째 딸을 낳았다.
이씨는 "오전에 큰 아이를 데리고 박람회장을 구경한 뒤 귀가했는데 저녁부터 진통이 오더니 아이를 낳았다"며 "엑스포의 좋은 기운(?) 탓인지 쌓인 피로에도 불구, 순조롭게 출산했다"고 말했다.
여수 출신인 이씨는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대학을 모두 외지에서 졸업한 뒤 신용보증기금에서 근무하던 중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여수로 발령나자 '고향에 봉사하고 싶다'며 자원봉사를 지원했다.
중문학을 전공하며 중국어 평가시험인 HSK에서 10등급(11등급이 최고)을 따기도 한 이씨는 외국어 능력을 십분 살려 지난 5월 중순부터 국제관 중국어 통역봉사자로 일해 왔다.
임신부라는 점 때문에 주위에서 만류도 많이 했지만 그녀는 만삭의 몸을 이끌로 주어진 시간을 모두 소화해 냈다. 상냥한 미소와 친절한 자세, 헌신적인 봉사로 자원봉사자들에게 주어지는 포상인 '해(海) 품은 달'에 선정돼 박람회 조직위원장 등으로부터 상을 받기도 했다.
"가족들의 외조가 없었으면 이런 행복도 없었을 거예요."
그녀의 말마따나 봉사기간 동안 4살바기 첫 아이는 같은 직장인인 남편과 친정어머니가 돌봐줬고, 환갑인 친정아버지는 박람회장 내 해양베스트관에서 봉사하며 지척에서 딸을 챙겼다.
이씨는 자원봉사가 오히려 출산에 도움을 줬다고 한다.
이씨는 "뱃속 아이가 봉사하기 전에는 거꾸로 있어 걱정했는데, 봉사를 마치고 검진한 결과 자리를 바로잡았다는 진단을 받고 기쁘고 신기했다"며 "엑스포에서 자원봉사하면서 열심히 걸어다니고 운동도 해 아기상태가 좋아진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여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