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논술교실]고려대 2012학년도 수시 논술(인문계 A) 해설

2012-08-09     나기자


< 고려대 2012학년도 수시 논술(인문계 A) 해설 >

※ 반드시 기출문제를 내려 받아 읽고, 해설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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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고려대의 논술고사는 수시2차(수능고사일 이후)에 시행됐다.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2회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오늘 해설할 문제는 2011년 11월 20일 오전에 치뤄진 인문계 A형 논술문제이다.

◇고려대 2012학년도 논술(인문계 A)의 특징
-출제 문항: 3개 (요약형 1/ 논술형 1 / 수리형 1)
-답안 분량: 논제1 400~450자 / 논제2 600±50자 / 논제3 제한 없음
-배점: 논제1 25점 / 논제2 50점 / 논제3 25점
-제시문: 제시문 4개 / 수리 제시문 1개
-고사 시간: 120분

2012학년도 고려대 인문계 A형 논술문제는 총 3개의 논제가 출제됐다. 논제 1은 요약형 문제로 2008학년도 이후 이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 논제 2는 비교 및 논술형 논제로 대별되는 제시문의 관점을 비교하고, 그중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문제이다. 논제 3은 수리형 문제이다. 오늘은 수리문제를 제외한 논제 1, 2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논제 3의 수리문제는 인문계 논술의 수리문제를 해설할 때 별도로 다뤄질 예정이다.)

◇개인의 자유를 보장할 것인가 정부가 개입할 것인가

인문계 A형 논술문제에는 총 4개의 제시문이 출제됐다.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주제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논지의 글들이다. 각 제시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시문 (1)은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의 저서 "법, 입법 그리고 자유" 중 자연적 질서와 간섭에 대한 내용을 출제 의도에 맞게 재구성했다고 대학 측은 밝히고 있다. 하이에크는 전체주의에 반대해 자유주의와 시장질서를 옹호한 경제학자 겸 사회철학자이며, 신자유주의의 대부라고 일컬어지는 사람이다.
제시문 (1)에서 하이에크는 사회의 질서와 원리가 의도적 설계의 산물이라는 전체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는 사고방식에 반대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문제에 대해 제한적 지식만을 갖고 있으며, 이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사회제도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시행착오와 상호조정을 통해 자생적으로 진화해왔다. 개인의 자유와 사적 영역은 보장되어야 하며, 정부는 자유와 사적 영역이 타인으로부터 침해받는 것을 보호할 때만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정부의 간섭, 즉 의도적 개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거두는 듯한 착시효과를 낼 수는 있으나 결국은 자율적 질서를 교란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하이에크의 생각이다.

제시문 (2)-가는 황순원의 소설 "인간접목(1957)"의 일부분이다. 한국전쟁 직후 전쟁고아가 사회문제가 됐던 상황에서 서울의 한 고아원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상처받은 전쟁고아들을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제시문의 내용은 고아원의 철조망과 야경제도가 고아들의 자유를 규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는 것을 주인공이 소년에게 설득하는 내용이다. 제시문 (1)과 관련하여 ‘간섭의 필요성’을 밝히는 글이다.

제시문 (2)-나에서는 사회 전체의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는 대표적 사례로 "자동차 안전띠 착용의 강제"를 예로 든다. 자동차 안전띠의 착용을 의무화해서 교통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교통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이다.

제시문 (3)은 독일의 ‘영업시간 제한법’의 내용을 소개한다. 이 법은 근로자의 건강, 여가, 수면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적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제정됐다. 점원을 고용하는 소매상점 뿐만 아니라 소유주가 직접 가족구성원과 함께 운영하는 상점도 이 법의 규제를 받는다. 예외적으로 약국, 주유소, 기차역과 공항 내의 상점들만 영업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영업시간 제한법’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영업과 구매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논제 1은 제시문 (1)을 요약하는 문제이다. 긴 제시문을 주어진 분량으로 요약하는 문제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제시문의 핵심논지와 중심단어들을 파악해야 한다. 둘째, 독해력과 이해력을 바탕으로 제시문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표현해야 하며, 중심단어들을 반드시 포함해서 답안을 써야 한다. 셋째, 소화한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제시문의 글을 그대로 베끼는 것은 금물이다.
제시문 (1)은 인위적인 사회 설계의 오류, 사회발전의 자생성, 의도적 개입의 폐해와 자율적 조정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대학 측에서 밝힌 답안작성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① 정부의 간섭을 비판하는 글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② 수험생은 제시문에서 왜 정부의 간섭이 문제인가를 설명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요약해야 한다. 인간의 이성은 한계가 있어서 사회문제를 둘러싼 모든 상황과 인과관계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 따라서 설계를 통하여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으로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 사회는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상호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해 온 것이며 이러한 자생적 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담아야 한다.
③ 현대 사회에서 정부는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간섭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더 큰 문제를 일으키므로 사회는 구성원 간의 자율적인 상호 조정 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생적 질서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담아야 한다.”

논제 2는 두 가지 논제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는 제시문 (1)과 (2)를 비교하는 것이며, 둘째는 하나의 관점에 입각해 제시문 (3)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는 것이다.
논술문제에서 비교한다는 것의 의미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는 것이다. 제시문 (1)과 (2)는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간섭’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공통점이 있으며, (1)은 정부 개입이 부당성을, (2)는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정당한가 혹은 부당한가에 대한 수험생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선택한 입장이 답안의 핵심 논지(주장)가 된다. 이를 뒷받침할 논거(근거)를 주어진 제시문들을 참고하여 마련해야 한다.

대학 측이 밝힌 답안작성의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제시문 (1)과 (2)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간섭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상반된 관점에 서 있다는 점을 정리하여야 한다. 즉 제시문 (1)은 개인의 자유와 사적 영역을 존중하고 간섭을 최소화하여 자생적인 사회발전을 이룩하여야 한다는 관점이고, 제시문 (2)는 바람직한 사회 발전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자유를 다소 침해하더라도 후견주의적인 입장에서 정부가 개입하여야 한다는 관점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둘째, 제시문 (2)의 가와 나가 정부의 간섭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특히 가의 지문에서 일견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듯한 간섭권자의 행위가 궁극적으로 개인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선의의 간섭이라는 논지를 명확히 파악하여야 한다. 구체적으로 야경의 감시 행위와 의사의 진통제 투여 거부 행위 같은 사례를 적시하여야 한다.
셋째, 제시문 (3)의 사례에서 정부의 간섭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이때 어느 관점을 지지하는지를 밝히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 되고, 자신이 지지하는 관점에 근거해 영업시간 제한에 대한 독일의 입법례를 평가하여야 한다. 논리를 갖춘다면 어떠한 관점이든 가능한데, 논제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조건을 명시했으므로 두 관점을 절충하는 견해는 감점 대상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