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종씨 「문예사조」로 시인 등단...신념에 찬 견고한 시 세계 보여
강선종씨 「문예사조」로 시인 등단...신념에 찬 견고한 시 세계 보여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2.02.14 0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선종 시인
▲ 강선종 시인 ⓒ채널제주

수필가이자 서예작가인 강선종씨가 문예사조 2월호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등단작은 ‘동백꽃 진 자리’. 이 작품은 서정시의 원초적 모습을 보는 듯하다. 서정시의 장르적 특징은 자아(自我)와 세계의 동일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이 시인의 시 세계는 견고하게 자리 잡은 듯하다.

동화(同化)와 투사(投射)에 의한 세계의 자아화는 시인의 깊은 시적 사유와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인을 주목하게 된다.

동백꽃에 투시된 시인의 정서는 특별한 개성적인 모습으로 시적 공간에서 반짝거리고 있다. 이렇듯 강선종의 동백꽃은 시적 자아와 동일 선상에 있으며, 세계내의 모든 존재와 동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핏빛 그리움’, ‘영면을 잊은 넋’, ‘아픔의 기억’, ‘상생을 위한 용서’와 같은 시구는 자아화 된 시적 공간에서 고독하게 울먹이는 진솔한 독백으로 읽히기도 하다.

이렇게 엿들여진 독백은 순수한 경지에서 정서적 환기 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심사위원인 김성열, 김태호씨는 “강선종의 시는 어렵지도 않고 편안하게 읽혀지면서도 긴 여운을 남기는 매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강선종씨는 당선소감에서 “수필가로 지내면서 시인이 부러울 때가 종종 있었다”며 “초로의 나이에 시인의 호칭까지 얻었으니 테라포밍하듯 수석에 생명력을 집어넣어 많은 대화를 열어 나가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천상의 언어로 진한 향기 풍기는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강씨는 애월읍 납읍리 출생으로, 제주문인협회와 제주수필문학회, 녹담수필문학회, 애월문학회 등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수필집으로 ‘님을 위한 고미사’가 있다.

[당선작]
 

동백꽃 진 자리
 

해마다 사월이면
피빛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영면을 잊은 체
구천을 맴돌던 넋이
동백 가지에 스며들어
다시금 붉게 물들었다.

세월이 약이라지만
세월로써 치유되지 않은
무자년의 아픔을
동백은 기억하고 있나 보다.

올봄에도 어김없이
동백이 피워올린 그리움의 파편이
심연 깊숙이에서 건져올린 말은
상생을 위해 서로 용서해라.

섬머리 둘레길에
누군가
떨궈진 꽃잎 주어 모아

사랑의 심볼 엮어놓았다.

문예사조 2월호 표지
▲ 문예사조 2월호 표지 ⓒ채널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법인명 : (주)퍼블릭웰
  • 사업자등록번호 : 616-81-58266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남광로 181, 302-104
  • 제호 : 채널제주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제주 아 01047
  • 등록일 : 2013-07-11
  • 창간일 : 2013-07-01
  • 발행인 : 박혜정
  • 편집인 : 강내윤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내윤
  • 대표전화 : 064-713-6991~2
  • 팩스 : 064-713-6993
  • 긴급전화 : 010-7578-7785
  • 채널제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채널제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channeljeju.com
ND소프트